2008-08-27 20:11:08 조회 : 3944         
농암할배유택관리 이름 : 김우현
신문로]버려진 선현의 유적지에서
2008-08-07 오후 1:39:00 게재

버려진 선현의 유적지에서
박석무 (한국고전번역원 원장)

재작년 겨울 이래로 달마다 몇 군데 선현들의 유적지를 찾아다니는 행각을 벌이고 있다. 안동 도산서원이나 퇴계 선생의 종가(宗家)나 묘소를 찾았고, 파주 율곡리에 있는 자운서원과 율곡 선생의 묘소에 오르기도 했다.
전라도 광양시와 구례군을 찾아가 매천 황 현의 생가와 묘소도 찾았고 매천사(梅泉祠)에 참배도 했다. 경기도 최북단 연천군을 찾아가 군사분계선 안에 있는 미수 허 목의 묘소와 옛 고향의 허허벌판을 보며 쓸쓸한 감회에 젖기도 했다.
조선왕조 시절의 대학자나 큰 정치가들의 유적지를 찾는 일은 옛날의 역사를 되생각하고 오늘의 현실과 견주어보면서 세상과 인간의 삶을 반성하게 해준다.
그처럼 큰 학자나 정치가의 이름에 비교해 한없이 처량하고 빈약하며, 버려진 유적지가 있는가 하면, 이름에 비해 대단히 찬란하게 관리되고 보호되는 유적지도 있다. 우선 후손들의 정성과 가세(家勢)가 어떠냐의 차이에서 나오기도 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정성과 마음씀이 어떠냐에 따라 유적지의 관리나 보존은 판가름이 나고 있었다.
광양시에 있는 매천 황 현의 생가나 묘소는 관리도 충실히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찾아가는 길목마다 자상한 표지판을 세워, 누구라도 한글만 알면 그냥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안내까지 해준다.
반면 전라북도 부안군의 반계 유형원의 유적지로 ‘반계수록’이라는 대저가 저술된 ‘반계서당’은 찾아가는 길 하나 정비되지 않았고, 서당 관리도 엉망이어서 안타까운 마음만 자아냈다.

잔디 하나 없고 잡초만 우거져
어떤 유적지보다도 가장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한 곳은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안동김씨 선산이었다. 선원 김상용, 청음 김상헌 등 병자호란을 전후한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혁혁한 이름을 날렸던 분들의 묘소는 그런대로 관리되어 있지만, 김상헌의 증손자로 당대의 학자 문장가 시인이었던 농암(農巖) 김창협(金昌協·1651~1708)의 묘소는 눈으로 차마 바라보기 딱한 처지였다.
증조부가 청음, 아버지가 영의정이었던 문곡 김수항, 큰형이 영의정 몽와 김창집, 아우가 삼연 김창흡 등 내로라하던 집안의 인물로 벼슬로도 예조판서에 대제학에 제수된 분인데 후손들이나 관련 지방자치단체의 소홀함에서 나타난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떻게 그렇게 형편없이 관리되고 있는 것인지.
여러 가지 평가가 있을 수 있으나 그는 조선 후기 성리학의 논쟁으로 호락(湖洛)의 학파로 나뉠 때 낙론(洛論)의 거두로 학파를 이끈 대학자이다. 조선 최고의 문장가로 평가받았던 농암의 묘소가 그렇게 버려졌으니 이건 정말 문제였다.
우거진 나무숲에 가려 전혀 햇볕이 들지 않은 것도 문제고 봉분이나 묘소 주변에는 잔디라고는 없고 오직 잡초로 우거져 선현의 묘소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상태였으니 말문이 막혔다.
농암 김창협이 누구인가. 성리학자로서도 학파의 우두머리지만 시문으로도 당대의 거장이 아니던가. 아름다운 시로 인구에 회자되는 시 한편을 보자.
갈대 잎마다에 이슬이 아롱아롱 / 배위의 거적방엔 밤새도록 가을바람 / 배에 누워 맑은 강 삼십리를 거슬러 오르니 / 밝은 달 아래 배젓는 소리 꿈속에서 들리는듯
- 강행(江行)

‘강행’(江行)이라고 알려진 맑고 깨끗한 시, 가을 밤에 배를 타고 강을 지나며 지은 28자의 짧은 시, 천하에 농암의 시명을 날리게 했던 시다.

지자체 소관 문화유산 챙겼으면
아우 삼연(三淵) 김창흡과 형제가 병칭되면서 문(文)에는 농암, 시에는 삼연이라 하여 ‘농연’(農淵)의 시문은 세상에서 알아주던 문학작품이었다.
문화와 문화인을 아끼지 않는 나라는 문화국가가 될 수 없다. 조선 500년의 긴 역사에서 가장 크게 문명을 날렸던 농암의 묘소가 그렇게 허술하게 관리되고 방치되어서야 어떻게 문화의 세기를 논할 수 있겠는가.
이런 기회에 관계 당국에서는 소관 지역의 문화유산이나 선현의 유적지를 점검해 문화민족으로서의 부끄럼 없는 관리와 보호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본다.
 김우현 08-08-29 08:53   
말로하는 삼한갑족은 벗어던지고 후손으로서 辱及先祖는 되지말아야 겠습니다...다같이 분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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