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 둘째●
松泉 金 永東
여러 겁을 내려오며 인연이 중하여, 어머니의 태를 빌어 금생에 태어날 때, 날이 가고 달이 져서 오장이 생겨나고, 일곱 달에 접어드니 육정이 열리네. 한 몸이 무겁기는 산악과 한 가지요, 거동을 할 때마다 바람도 겁이 나네. 아름다운 비단옷 모두 다 뜻 없으니, 단장하던 경대에 먼지만 쌓였더라구요. 뱃속에 아기 배어 열달이 지나가니, 괴로운 해산날이 가까이 다가오네. 날마다 기운 없어 중병 든 사람같고, 나날이 어지러워 정신이 흐릿하네. 두렵고 겁난 마음 이루다 말로 못해, 근심의 눈물만이 옷깃을 적시네. 슬픈 생각 가이 없어 친족 들을 만날 때면, 이러다가 죽지 않나 이것만을 걱정하네, 자비하신 어머니가 그대를 낳으신 날, 오장육부 그 모두를 쪼개고 해치는 듯, 마음도 몸도 전부 괴로워 혼절할 듯, 짐승 잡은 자리 같이 피는 흘러 넘쳤어도. 낳은 아기 씩씩하고 어여쁘다 말들으면, 기쁘고 기쁜 마음 무엇으로 비유할까? 기쁨도 잠시 잠깐 쓰라림 다시 잃어, 괴롭고도 아픈 것이 온몸에 사무치네. 중하고 깊고 깊은 부모님 크신 은혜, 사랑하고 보살피심 어느 때들 끊일 손가? 단 것이란 다 뱉으니 잡수실 게 무엇이며, 쓴 것만을 삼키워도 밝은 얼굴 잃지 않네. 사랑하심 중하 시사 깊은 정이 끝이 없어, 은혜는 더욱 깊고 슬픔 또한 더 하셔라. 어느 때나 어린아기 잘 먹일 것 생각하니, 자비하신 어머님은 굶주림도 마다 않네. 어머니 당신 몸은 젖은 자리 누우시고, 아기는 받들어서 마른자리 눕히시며, 가슴에 두 젖으로 목마름을 채워주고, 고우신 소매로는 찬바람을 가려주네. 아기를 돌보시어 잠들 때가 없으셔도, 아기의 재롱으로 큰 기쁨을 삼으시고, 오로지 어린 아기 편안할 것 생각하고, 자비하신 어머니는 단 잠도 사양했네. 어머니의 중한 은혜 땅에다 비유하랴? 아버님의 높은 은덕 하늘에 비유하랴? 하늘과 땅의 은혜 아무리 크다 해도, 아버지와 어머니의 크신 은혜 그를 넘네. 두 눈이 없더라도 밉다고 않으시고, 손과 발 절더라도 싫다고 안하시네. 배 가르고 피를 나눠 친이 낳은 자식이라 종일토록 아끼시고 사랑하심 한이 없네. 생각컨데 그 옛날에 아름답던 그 얼굴과, 아리따운 그 몸매는 곱기만 하셨었네. 두 눈썹은 푸른 버들 기른 듯 하셨었고, 두 뺨에 붉은 빛은 연꽃을 닮으신 듯. 은혜가 깊을수록 그 모습 여위었고, 기저귀 빠시느라 손발이 거칠었네. 오로지 아들딸 만 아끼고 위하느라, 인자한 어머니는 얼굴이 주름 졌네. 죽어서 이별함도 잊기가 어려운데, 살아서 생이별은 더욱 더 마음아파. 자식이 집을 떠나 객지로 멀리 가면, 어머니 마음 또한 타향에 가 있다네. 온종일 자식 생각 마음을 놓지 못해, 흐르는 눈물들이 천 줄기 만 줄기라. 원숭이 울며불며 새끼를 위하듯이, 자식을 생각하매 애간장 끊어지네. 어버이 크신 은혜 강산의 비길 쏜가, 깊으신 그 은혜를 어찌 다 갚으리오. 자식들의 괴로움은 대신 받기 원하시고, 자식들이 고생하면 부모 마음 편치 않네. 자식들이 뭐나 먼 길 떠나가 있으면, 잘 있는가 춥잖은가 밤낮으로 근심하고, 자식이 잠시 잠깐 조금만 괴로워도, 어버이 아픈 마음 긴긴날 쓰라리네. 부모님의 베푼 은혜 더 없이 깊고 크며, 내려주는 크신 사랑 잠시도 쉼이 없네. 앉으나 일어서나 마음을 놓지 않고, 멀든지 가깝든지 온통 다 자식 생각. 연로한 부모나이 100살이 되어서도, 팔십 된 자식들을 언제나 걱정하네, 어버이 내리사랑 언제나 끊어질까, 그 목숨 다하여야 비로소 끝나려나. 왼어깨에 아버지를 올리고, 오른 어깨에 어머니 얻고서, 피부 닳아져 뼈에 달라붙고, 뼈가 뚫려 골수에 이르도록. 수미산 주위를 돌고 돌아서, 수십만 번을 반복하여도, 오히려 부모님의 깊은 은혜, 도저히 갚을 길이 없구나. 부모의 은혜를 갚으려면 이 경전을 만들 것이니, 만드는 경전의 수만큼, 부처님을 뵙게 될 것이네. 이 모든 부처님들께서, 항상 와서 옹호해 주시어, 부모님 천상에 태어나, 갖가지 즐거움 받는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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